2022년 한 해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해가 시작된 지 2개월이 끝나갈 무렵인 현재, 작년 한 해동안 깨달은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근 두 달 동안 많은 심경변화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기록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입사
나는 2022년 초 전혀 의도치 않게 취업을 하게 되었다.
당시 나는 취업보다는 학업에 더 초점을 두고 있었다. 진학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며,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기게 되면서 단순 프로젝트성 개발에 참여할 인원을 뽑는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다.
기획 단계부터 시작하여 개발까지 함께 할 인원을 뽑는다는 내용에서 흥미가 가게 되었고,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에서 나눴던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기존의 앱을 새롭게 기획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개발 인원을 새롭게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고 당시 면접관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무나도 흥미로웠던 나로서는 면접 이라기보다 프로젝트 기획 및 개발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왔던 자리였다.
그렇게 나는 입사를 하게 되었다.
들었던 것과는 매우 달랐던 업무와 구성원
내가 입사하기 전 들었던 내용은 새롭게 꾸릴 개발 인원들과 "기존의 앱을 새롭게 전환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내가 들어간 시점에서 개발자는 회사에 나 혼자뿐이었고 그렇게 "PM분과 나" 두 명이 사내에 모든 개발을 맡게 되었다.
PM님은 나의 고충을 많이 들어주시며,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함께 공부를 해주신 정말 감사한 분이셨다.
다시 업무 이야기로 돌아가 어느 날, 회사 대표님이 나에게 직접 하나의 오더를 내려주셨다. 그 오더는 쉽게 말해 "사내의 CS프로그램을 웹 버전으로 만들어 달라"라는 말씀이셨다.
오더를 받은 나는 db분석을 하기 위해, 사내 cs 프로그램 담당자님을 직접 찾아뵈었다. 사내 담당자님께서는 db 접근 권한을 내주셨고, 사내에 굴러달리는 128GB짜리 서버 PC도 하나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AWS, DB Replication, Proxy 등 새롭게 얻게 된 지식들이 많았다.
혼자서 우분투 설치부터 웹 서버 구축, DB분석, UI설계, 모바일 웹 개발 등 많은 경험을 하였다.
(이건 PM님은 인벌브되지 않으셨고 대표님이 나에게 단독으로 업무를 주셨다..그래서 1(개발자):30(기획자) 이라는 상황 속에서 외로움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ㅎ)
다양한 개발건을 통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모바일 웹을 약 3~4개월에 거쳐 개발을 완료 했을 때, 꽤 큰 규모의 행사를 회사에서 주최하게 되었다.
여느 때처럼 업무를 보고 있던 나에게 전화가 왔다. 다른 팀의 팀장님께서 어떤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이었다.
회의실에 올라가보니 행사를 기획하는 TF팀이 회의를 하고 있었고, 그 행사에서 나의 업무에 대해 지시가 떨어졌다.
약 1,000명이 초대될 것이고, 초대장을 모바일 티켓처럼 만들어서 각 게스트들에게 전송하라는 지시였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이틀 동안 야근을 하며 티켓을 만들게 되었고, 리스트업 된 게스트 1,000명에게 초대장을 전송하는 역할까지 마쳤다.
사실 구체적으로 적을 순 없지만, 위 내용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들도 많이 있었다. 하드웨어와 PC를 연동해서 파일을 자동 생성 및 편집하고, 서버에 저장하는 자동화 개발도 진행했었다. (그래도 요 업무는 PM님과 함께 진행했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업무가 계속 주어지고, 개발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그리고 첫 실무이다 보니 크게 느꼈던 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내가 기획부터 개발까지 한 플랫폼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로써 제공되는 것을 두 눈으로 보는 것은 늘 뿌듯하다는 것"이었다.
퇴사를 결심
PM 님께서는 "사내에서 개발을 통해 발전할만한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항상 고민하신 분이셨다.
그래서, 다른 팀의 선임분들과 이야기를 하시다가 나에게 오셔서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oo야, 이거 하면 너무 재밌겠지? N주 동안 이거 만들어보자." 이러한 말씀이 너무 재밌고 흥미로웠다. 새로운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만들어보는 것은 나도 재밌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개발을 하던 어느 날, 본격적인 개발팀을 꾸린다는 이야기가 사내에서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1개월 후 바로 이야기는 사그라 들었고 여전히 나, PM님, CS 프로그램 담당자님 이렇게 세 명의 인원에서 일을 하였다.
평소 성장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해서 퇴근 후, 공부를 하는 것도 약 3개월이 될 때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발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곳을 찾고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내공을 쌓는 기간을 가지자 "
혹여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고민을 해봐도 기간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렇게 퇴사를 하였다. (물론 어떤거에 내가 관심이 있고, 어떤 부분에 대해 성장하고 싶은 지에 대해서 퇴사 전 충분히 고민을 했다.)
내가 짧게나마 재직한 이곳은 많은 분들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훌륭한 분들이 많으셨고,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이 계셨다.
특히, 내가 퇴사를 결심하여 조심스레 말씀드렸을 때도 응원해 주신 PM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퇴사 이후.. 현재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개발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곳. 나의 엔지니어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곳. 그러한 곳이 나의 다음 거취가 되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래서, 2023년 본격적인 취준을 하고자 하였다.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하여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하다 보니 2개월 동안 느낀 것은 "내가 많이 부족하구나"이다.
나름 학부시절에 소위 말하는 과탑도 해보고, 장학금도 두 번 빼고 안 놓쳤다는 자만심에 취해서 "잘 되겠지"라는 안일함 속에서 살았다.
너무 부끄러웠다.
2개월 열심히 해 온 만큼 앞으로 20년 넘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나아가고 싶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한 번쯤은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에서라도 나의 위치를 깨닫게 해 준 많은 동료 취준생분들께 감사드린다.
역시, 성장하는 과정 속에 은탄환은 없는 것 같다.